2키로 감량 후 특별한 성과 없이 보냈던 2019년을 뒤로 하고, 2020년 1월 1일 눔(Noom)을 만났다.
1월 1일. 보신각 종 소리를 들으며, 동해에서 일출을 바라보며, 떡국을 먹으며.. 또는 그냥 일어나서 새해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모두가 새해 다짐을 한다. 나 또한 새해를 맞아 마음이 싱숭생숭하던 터였다. 게다가 다이어트에 대한 생각이 딱히 없었는데 친한 언니가 전 날 갑자기 '8키로를 빼자'라고 얘기한 후 '58키로가 과연 최선일까?'라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언니네 집에서 잘 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 무슨 뉴스 기사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 뉴스 기사 끝에 달린 배너 광고를 무심히 보았는데, 마침 눔(Noom) 광고가 떴다.
정확한 광고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이미지를 찾아보니 아마 이 내용이었던 듯.
일단 나는 짠순이라, 돈이 드는 프로그램은 웬만하면 안 한다. 매월 들어가는 몇천원이 아까워 멜론도 사용하지 않고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대신 하는 사람인데, 마침 다이어트 재도전에 대한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들던 차에 환급, 머니백이라는 말이 내 주의를 끌었다. '머니백 프로그램이 뭐지?'라는 생각으로 광고를 클릭했고 (그렇다. 나는 관심있는 광고는 클릭하고 보는 100명 중 1명이다 .. ㅎㅎ) 나의 현재 상태, 목표, 그리고 식습관 등등을 자세히 물어보는 질문지를 작성해나갔다.
질문지가 그리 작성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기에, 선택지를 슥슥 채워나가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다.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몇 개월 안에 내 목표 몸무게에 다다를 수 있는지 그래프를 보여주고, 여러 고무적인 문구와 스토리를 보여준 다음 가장 끝에 페이백 결제를 유도하는 버튼이 있었다.
현재 몸무게 58키로, 목표 몸무게 53키로를 입력하고 질문지를 쭉 작성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2개월 후인 3월에 5키로 감량, 53키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이 나와있었다. '2개월에 5키로는 오바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머니백이라는 말에 홀렸는지 어느새 나는 결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식사기록, 체중기록 등 8주 동안 간단한 미션만 완료하면 65,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었고, 99000원에서 환급을 받으면 결과적으로는 2개월에 34,000원을 쓴 것이니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요새 헬스장에서 피티 한 번 받는 데도 5~6만원을 쓰는데 비록 앱이긴 하지만 2개월 동안 개인 코치도 붙어서 관리를 해준다니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이고,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었다.
질문지 중간 중간, 그리고 질문지를 다 작성하면 위와 같은 화면들이 나온다. 모든 다이어터가 원하는 이상적인 것들이 적혀있지 않은가?
주당 0.5~1키로를 뺄 수 있다니! 게다가 건강한 습관을 붙여서 특별히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혼자서 관리를 할 수 있다니! 과도한 식단 관리를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감까지 정말 생길 수 있다는 것인가? 의심 반, 희망 반으로 이렇게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눔은 행동심리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던데, 광고를 통해 사용자를 유입하고 결제를 하도록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도 이런 요소들이 잘 녹아져 있었다. 사람의 심리를 건드리는 희망적인 말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나오는 실제 유저들의 성공사례들.. 엄청 고무적이고 동기부여를 하는 요소가 많았고, 나도 모르는 새에 휘리릭 페이지를 넘기며 '눔.. 미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이라고 뉴스에서 보긴 했지만, 정말 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것이다.
그렇게 결제를 하였고 2020년 1월 1일, 8주 동안의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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