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0일, 다이어트신 앱을 깔고 다이어트라는 것을 해보기로 했다.
원인 분석은 끝났고 (지난 포스팅), 식단 조절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다시 시작했으니 금방 살이 빠질 것이라 기대했으나..!
20일 후 1월 31일 몸무게는 그대로 60키로. 첫 달의 다이어트는 대실패로 돌아갔다.
아래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자신에게 혹독해지자.
앱에 '칼로리 처방'을 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현재 몸무게 60kg, 희망 몸무게는 아마 55kg, 감량 기간은 3개월로 넣었던 것 같다.
운동은 별로 안 하는 것으로 입력했더니 당장 내가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는 1211칼로리, 운동으로 소비해야하는 칼로리는 201칼로리가 나왔다. 숫자만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고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1211칼로리는 정~말 적은 것이었다. 그것도 운동으로 칼로리를 200정도 소비해야 온전히 먹을 수 있는 것이고, 운동을 안 하는 날은 거의 1000칼로리만 먹어야 하는 것이다. 뭐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금방 1000칼로리가 찼고, 칼로리 예산을 지키기가 힘들었다.
위에 실패한 날의 예시인 1월 21일의 식단을 보자.
- 아침: 훈제계란 2개, 바나나 1개, 믹스커피 1잔 = 총 329 칼로리
- 점심: 단호박샐러드, 삶은 게 1마리 = 총 492 칼로리
- 저녁: 한라봉 1개, 훈제계란 1개, 바나나 1개 = 총 319 칼로리
식단만 보면 '저렇게 먹으면 바로 살 빠지겠는데?'싶지 않은가? 하지만 이렇게 먹어도 운동을 안 해서 이 날은 실패로 끝났다.. 이렇게 1월의 20일 중 절반은 식단조절 '실패'를 했다.
2 불규칙적으로 식사해보자.
이렇게 혹독한(?) 칼로리 처방을 받다보니, 다시 말하지만 지키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날은 1000칼로리 이하로 잘 섭취한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약속이 잡히거나 조금만 방심하면 칼로리를 많이(많이도 아니고 1500칼로리 정도지만..) 섭취하게 되었다.
어떤 날은 아침을 챙겨 먹고, 어떤 날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먹는 등.. 뭔가 지금 식단기록을 돌아보면 패턴이 안 보인다. 칼로리 제한을 1주일 동안은 계속 하던지, 많이 먹을 거면 1주일에 1번만 하던지 했었어야 하는데 몸이 어느 장단에 맞출 지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3. 운동은 따로 하니까 평소에 활동량은 신경을 끄자.
나는 2017년까지 주 2회는 짬을 내어 운동을 했었다. 2018년엔 이직을 하고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 1년간 운동을 쉬었고, 2019년 1월에 다시 필라테스 등록을 했을 때는 이런 마음가짐이었다: '이제 다시 운동하니까 2017년 수준으로 몸무게가 빠지겠지~.'
근데 필라테스 1시간 해봤자 100칼로리도 소모 안 한다는 것을 아는가? 그리고 운동 1시간 중 앞에 10분은 준비운동 및 스트레칭, 뒤에 10분 정도는 또 몸 풀기가 아니던가. 실제로 강도 있게 운동하는 건 30분 남짓. 필라테스 30분을 해도 50칼로리가 빠질까 말까다.
"나는 따로 운동을 하니까"라는 이유로 평소 활동량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몇 층 계단을 걸어가도 되는데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탔고,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10~15분 거리인데 굳이 한 정거장 거리인 버스를 탔다. 필라테스 외의 평소 활동반경은 최소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4. 술자리에서 빼지 말자.
난 술을 한 번 마실 때 많이 마시는 편이다. 건강검진 시 문진표에 내가 마시는 주량을 입력하면 폭음의 위험이 있다고 뜬다.. 술자리 한 번에 맥주 2병 또는 소주 1병이 기본이었고 기분이 좋으면 더 마셨다.
1월, 신년회가 한창일 때다. 1년 동안 얼굴을 안 보던 친구들도 원래 12-1월에 다 보지 않는가? 모임 자리가 많았고, '술은 액체니까~'라는 생각으로 구태여 빼지 않았다. 누가 먹인 것도 아닌데.. 그냥 맛있어서 몇 잔 했을 뿐이고..
그렇게 나는 계란, 바나나, 샐러드를 먹으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아무런 성과 없는 1월을 보냈다.
여러분도 '나 다이어트 실패야!'라고 외치며 자유를 찾고 싶다면, 위 네가지를 실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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